
" 그러니 승자가 되세요.
패자가 뭐라고 한들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요. "
P. Irenaeus / P. 이레네오
남성 · 21 · 182cm · 마름
사제

ㅣ외관
지원 이미지: @silverpanorama
뒷목을 살짝 덮을 정도의 길이를 가진 새까만 머리카락은 빛을 받으면 설원처럼 차가운 백색광을 반사한다. 눈동자는 서리 낀 푸른빛이 감도는 은색으로,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낯과 맞물려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아나이스의 중앙 사제임을 상징하는 예복을 빈틈없이 걸치고 있으며, 리본을 고정한 브로치엔 가문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가죽 부츠는 굽이 높은 편이지만,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걸어다닌다.
ㅣ성격
· 신랄한
" 리셰스에 가보는 건 어떠세요? 거긴 기술자들이 산다는데, 신성력으로 고칠 수 없는 무지함을 기계로 대체해 줄 거에요. "
중앙 사제를 상징하는 순백색의 우아한 의상과 섬세하고 아름다운 얼굴. 더불어 부드러운 말씨와 높낮이가 적은 음성은 이레네오를 얼핏 유약한 사람이라 생각하게 만들지만, 알고 보면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을 냉담하게 비난하는 일이 잦다. 이는 그 흔한 욕설 한 마디 들어가 있지 않고 말투조차 평소와 다를 게 없는 탓에 자신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지만, 그렇다 해서 자칫 우물쭈물거리다간 뒤이어 날아오는 독설에 눈조차 뜨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 가차없는
" 값진 걸 골라낼 땐 단 한 번 살펴보되, 보이지 않는다면 굳이 골라낼 필요 없어요. 거기 있는 건 전부 결함품이란 뜻이거든요. "
이레네오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여러 번 살펴보는 일이 없다. 신중하지 않다는 말을 들을 법도 하지만, 그에게 있어 적당한 때가 왔는데도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다는 건 애초부터 자기 관리가 전혀 안 되어 있단 거나 다름없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 그렇기에 타인에게 갖는 첫인상도 잘 변하지 않는 편이며, 한 번 무능하고 쓸모없단 이미지가 박혀 버리면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평가를 되돌릴 수 없다.
· 직선적인
" 제가 그건 비효율적이라고 말씀드렸을 텐데, 혹시 에너지를 낭비하는 취미라도 있으신가요? "
한 번 움직이면 끝날 문제를 두 번, 세 번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빠르고 확실한 길을 두고 돌아서 가야 할 필요가 있느냔 말을 자주 하는 건 물론, 자신과 가문의 안위에 별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면 도덕적인 문제 같은 건 저 멀리 밀어두고 잊어버리는 타입. 이레네오가 가장 선호하는 건 어떤 방식으로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손을 털어 버리는 것이다.
· 철저하게 계산적인
" 때에 따라 가장 알맞은 가면을 쓰고 사람을 대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죠. "
이같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중앙 사제가 될 수 있었던 건 필요할 땐 자신의 감정과 생각마저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으로, 이 땐 자신을 다른 사람처럼 객관화한 다음 앞으로의 행동 방침을 정한다. 착한 사람이 유리할 땐 착한 사람처럼, 나쁜 사람이 유리할 땐 나쁜 사람처럼. 모든 것은 일차적으로 자기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에 별반 피곤함도 느끼지 않는다고.
· 능력지상주의
" 좋아요.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분명 틀린 건 아닐 테니까. "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나, 자신의 안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을 대할 땐 제법 나긋나긋한 편이다. 전자의 경우 이따금 나서서 도울 때도 있는데, 이는 계산이라기보단 의외로 순수한 호의에 기반한 행동. 자기 스스로도 유능한 사람을 좋아한다며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기도 한다.
ㅣ특이사항
- 본명은 이든 가레스. 이든 백작가의 차남으로 현재 백작가의 계승권은 장남인 가웨인에게 있다. 가레스 본인은 후계자 시험이 끝난 직후 황립 중앙 신학교에 입학했으며, 타고난 두뇌와 계산적인 성격 덕분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과 무난한 교우 관계를 가지고 졸업할 수 있었다. 이후 중앙 사제가 되기 위한 선별을 거쳐 능력과 사상을 검증받아 현재는 중앙 사제로서의 임무를 다하는 중.
- 이든 백작가. 가문의 문장은 하얀 매와 월계관으로, 이들은 아나이스 내에서도 길고 혹독한 겨울과 짧은 여름을 가진 북부 국경선 부근의 넓고 척박한 땅을 영지로 받아 지위를 세습해 왔다. 허나 영지 특성 상 개간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으며 큰 눈이 내리면 마을 간의 교류가 끊기는 일도 비일비재한 탓에, 영주민들은 천짜기 등의 수공예에 종사하거나 영내에 위치한 엘시온 교의 성지에 들르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 및 숙박업으로 생계를 이어나간다. 그러나 그만큼 국경을 지키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황제에 대한 충성심도 높아 대대로 '북부 변경백작 이든' 을 자칭해온 건 아나이스의 귀족들 사이에서 제법 유명한 이야깃거리이기도 하다.
- 이든 백작가의 후계자 시험은 체스 대결이며 계승 후보자가 여럿 태어날 경우 체스 게임의 승패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그러나 가웨인과 가레스 둘 모두 자신이 후계자가 되는 걸 원하지 않았던 탓에 어떻게든 자신이 지기 위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좀 더 실력이 좋았던 가레스가 자신의 패배를 연출하는 데 성공. 그렇게 가웨인이 가문을 이어갈 것이 결정되자마자 자신은 가문의 이름을 드높이기 위해 중앙 사제가 되겠다고 선언한 다음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곧바로 신학교가 있는 수도로 올라와 버렸다.
- 8월 30일생 AB형. 부모님과 쌍둥이 형 가웨인을 포함한 4인 가족으로, 가정 환경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가웨인 정도.
- 취미도 특기도 체스지만, 가족 외의 다른 사람과 두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건 귀찮다 생각해 겉으로는 전혀 드러내지 않는 편. 어떤 특정한 전략을 짤 때 머릿 속으로 체스를 두듯 하나하나 시뮬레이션하는 버릇이 있다.
- 무기는 따로 가지고 있지 않다. 우수한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자신을 지킬 다른 사람과 동행하여 그 사람을 강화시키면 될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애초에 자기가 앞에 나설 일이 전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듯.
- 디저트는 즐기지 않으나 굳이 고른다면 신 맛이 강한 과일을 좋아한다. 그리고 매운 맛이 강한 음식도 좋아하는데,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기보단 그 특유의 찌릿한 맛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것. 때문에 자신이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음식에 대해선 생각보다 후한 평가를 내리는 편이다.
ㅣ관계
C. 이든 가웨인 [쌍둥이 형]
한 날 한 시에 함께 태어났지만 사이가 좋냐고 묻는다면 글쎄? 서로 망설임 없이 독설을 주고받는 건 물론이거니와 때론 타인보다 신랄하게 비난할 때도 있다. 물론 필요할 땐 손발이 척척 맞는 걸 보아 최소한의 신뢰 정도는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가족애라기보단 비즈니스적인 느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성씨와 직위명으로 호칭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본명에서 딴 어릴 적의 애칭인 '웨인' 으로 부른다.